동문소식 > 공지사항 > 임종권시인(75)의 시집이 전라일보에 소개되었습니다.(전주시가도)

낡은 흑백사진첩 속에서 자신의 40년전의 기억을 떠올린다면 빙그레 웃을수도 있고 쓴웃음도 입가에 맴돌 수 있다. 그래서 과거의 여행인 추억은 낡은 수첩에 기록된 몇자의 흔적처럼 사람들을 아스라하게 만들어놓는다.

도서출판 문단에서 나온 임종권씨(75)의 시집 ‘전주시가도’는 저자의 학창시절의 전부였던 전주에 대한 고백서다. 수십년이 흘렀지만 자신의 탯줄인 전주의 단상을 시어로 풀어낸 이 시집은 한번쯤 반추했던 자신의 뒷안길이다. 그래서 아름다운 추억과 잊고싶었던 단상, 그리고 그 두가지 공존하는 시대에 오늘을 반추시켜놓는다.

시인은 전주라는 공간속에서의 기억은 아프고 가난했지만 고난의 상처를 사랑으로, 거듭난 영혼의 눈으로 아름답게 이 책에서 표현하고 있다. 저자의 시적 관점을 집약해놓았다는 배명식 시인의 말처럼 이 책은 살아온 삶에 가득찬 것을 온 마음과 열정으로 쏟아낸 진솔한 시편들이 우선 감동적이다.

미려한 언어의 조합과 뛰어난 문체도 자신의 뒷안길에서 한낱 단어일 뿐이라는 것을 암시적으로 담고 있는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돼 자아의 인식과 존재의 근원을 심도있게 추적한 것도 큰 소득이다.

전주시가도와 기린봉, 다가공원, 팔달로, 덕진공원 등 지역에 대한 열병과 더불어 교복, 음악다방, 편지 등 청년기의 생채기처럼 아팠던 과거를 담담하게 시어로 풀어놓았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 세월, 내가 자라고 배웠던 전주시가 기쁨의 도시로 영원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송배시인은 이 책에 대해 “과거와 현실의 시간적 화해를 구도적으로 구현하고 있어서 그가 기대하고 염원하는 인생관이나 가치관의 농축이 잘 드러나 있다”며 “이러한 보편의 향수를 좀더 전환적인 시의 제재로 발전시켜 숭고한 사랑의 의식으로 분화하거나 현존적인 갈등들과 화해하면서 자아의 진실이 무엇인가를 구명하는 존재론적 인식의 세계를 탐색하는 특징도 읽을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임종권씨는 옥구출신으로 전주신흥고와 숭실대 사학과를 나와 같은 대학원에서 프랑스 근대사를 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현재 크리스챤 신문사 편집국장으로 재직중이며, 지난 96년 월간 순수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후 첫 시집 ‘기다리는 사람에겐 영원한 헤어짐은 없다’를 발표한 바 있다.

전주시가도가 민중서관과 홍지서림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